1. 에릭 라멜라의 어린 시절
에릭 라멜라(Eric Lamela)는 1992년 3월 4일 아르헨티나의 Vicente Lopez Partido에 위치한 도시 Carapachay에서 태어났습니다. 5살의 나이로 처음 축구를 시작한 라멜라는 7살 때 스페인 명문 FC 바르셀로나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게 됩니다. 라멜라의 재능을 알아본 바르셀로나는 그를 영입하기 위해 그의 가족에게 연간 100,000 파운드의 지원금과 가족들이 스페인에서 생활할 집, 그리고 일자리 제공을 약속했습니다. 라멜라 본인은 바르셀로나 입단을 원했지만 그의 부모의 만류로 인해서 결국 라멜라는 자국의 명문 구단인 CA 리버 플레이트에 입단하게 됩니다. 어린 시절 한 시즌에 무려 120골을 기록하는 엄청난 활약을 하며 명성을 날린 그는 자국 대표팀 대선배인 디에고 마라도나처럼 아르헨티나를 이끌고 월드컵 우승을 하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됩니다. 그가 7살 때부터 뛰었던 소속팀 CA 리버 플레이트는 그가 19살이 되던 해에 구단 창단 이래 110년 만에 처음으로 강등의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라멜라는 팀의 에이스로서 강등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했지만 결국 팀은 강등 탈출에 실패하면서 유럽 진출을 원했던 라멜라를 눈여겨보고 있던 이탈리아 세리에 A의 AS 로마로 이적하여 프로 선수 생활을 하게 됩니다.
2. 클럽 커리어
유스 시절을 자국에서 보낸 라멜라는 2011년에 AS 로마에 입단합니다. AS 로마 입단 데뷔 시즌에는 부상과 적응 문제로 31경기에 출전해 4골 6 도움이라는 무난한 시즌을 보냅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라멜라의 재능이 살아나며 팀의 전술에 녹아들었고 많은 골을 기록하게 됩니다. 현란한 개인 기술로 상대 수비들을 속이며 높은 골 결정력으로 6경기에 출전해 7골을 기록하는 절정의 골감각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프로 무대에서도 기량이 만개하며 뛰어난 활약을 보여 주던 그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점점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즈데넥 제만 감독이 팀을 이끌던 2012/13 시즌을 최종 6위로 마감하면서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진출이 좌절되었고 라이벌인 라치오와 만난 코파 이탈리아 결승에서도 패하며 다음 시즌 UEFA 유로파리그 진출마저 실패로 끝이 나면서 라멜라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핫스퍼 FC로 팀을 옮기게 됩니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가레스 베일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라멜라를 지목한 토트넘은 구단 역사상 최고의 이적료로 라멜라를 데려옵니다. 토트넘으로 이적한 라멜라는 아르헨티나의 신성으로 불리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세리에 A와는 달리 템포가 빠르고 몸싸움을 거칠게 하는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는 데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컨디션 조절 실패로 인한 부상으로 충분한 출전 기회를 잡기 어려웠고 타운젠드와의 주전 경쟁에서도 밀리며 팬들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습니다. 시즌이 진행되고 2014년에 같은 국적의 포체티노 감독이 토트넘으로 새로 부임하면서 조금씩 살아 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2015/16 시즌부터는 확실히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같은 시기에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라멜라는 꾸준한 활약을 바탕으로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합니다. 그 이후 서서히 잉글랜드 무대 적응을 마친 손흥민과 엎치락뒤치락 주전 경쟁을 하다가 2016/17 시즌부터 포체티노 감독의 신임을 얻은 손흥민 선수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게 됩니다.
3. 축구선수로서의 능력
에릭 라멜라는 2선 전 지역에서 플레이가 가능한 공격형 미드필더입니다. 발기술이 대단히 좋은 선수로 특히 발바닥을 이용한 볼 컨트롤로 수비가 밀집된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탈압박이 가능한 선수입니다. AS 로마에서 뛰던 시절까지는 빠른 스피드와 화려한 개인 기술로 1:1 개인 돌파를 자주 시도하였지만, 템포가 빠른 잉글랜드 무대로 와서는 그전까지 단점이었던 피지컬적인 부분을 보완하여 상대 선수와의 몸싸움에서 버텨내고 방향 전환을 통한 탈압박을 시도한 후 동료에게 결정적인 스루패스를 넣어 주는 스타일로 변화하였습니다. 현재 토트넘에서는 주로 측면 공간에서 볼을 소유하여 중앙으로 날카롭게 컷인 하고 슈팅을 시도하거나 동료에게 찬스를 만드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역습 시에는 문전으로 쇄도해 들어가는 동료 선수와 다른 방향으로 빠르게 침투해서 상대 수비를 분산시킴으로 동료 선수에게 슈팅 공간을 만들어 줍니다.
4. 개인적인 생각
라멜라의 플레이는 보면 확실하게 볼을 다루는 데 있어서 능력은 탁월한 선수라고 생각됩니다. 후반 조커로 출전해서 가끔씩 보여주는 예측 불가능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당황시켜서 파울을 유도하기도 하고 좁은 공간에서 돌파를 성공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라멜라의 가장 큰 문제는 마지막 순간에 판단 미스입니다. 결정적인 역습 상황에서 공을 잡은 라멜라가 그다음으로 이어지는 플레이에서 어처구니없이 오히려 팀의 공격 템포를 죽이는 경우를 자주 보여줍니다. 볼 전개만 신속하게 이루어지면 충분히 득점 가능성이 있는 상황, 그리고 심지어 여러 가지 패스 옵션이 있는 상황에서 어이없이 볼을 멈춰 세우고 백패스를 하기도 합니다. 라멜라의 이런 플레이는 팀 동료는 물론이고 보는 사람마저 힘이 빠지게 합니다.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에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라멜라가 투입되는 경우라면 그의 볼 소유 능력과 왕성한 활동량이 수비적으로 상당한 도움이 되겠지만, 반대로 팀이 지고 있어서 득점이 절실히 필요한 경우에서의 라멜라 투입은 오히려 팀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점과 단점이 명확한 라멜라 선수가 앞으로 단점을 잘 보완하여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